가을이 열린 남덕유 신새벽에서
가을이 열린 남덕유 신새벽에서
2013. 09. 08.
영각사-남덕유산-장수덕유산-교육원
세시간의 고행을 마치고 드디어 어둠짙은 남덕유 정상에 올랐습니다
서둘러 오른 덕분에 동이트기까지 시간은 여유롭고..
어둠속에서 주능선을 바라보니 바로 앞 월성재와 서봉사이로 거대한 운해가 흘러갔습니다
작은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영각재에서 부터 암봉능선을 넘을때까지 운무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시계가
말끔하게 가시고 운해까지 넘어가니 마음이 붕 떴습니다
새벽허기를 유부초밥으로 떼우고 서서히 밝아오는 미명앞에 떨리는 마음으로 삼각대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운해는 다 사라져 보이지 않고 일출방향 반대편인 육십령고개에만 운해가 가득입니다
여명빛은 붉게 물드는데 운해는 없고 어쩔수 없이
남덕유 정상에 딱 한그루 피어있는 쑥부쟁이를 모델삼아 열심히 담았습니다 ㅎ
제법 쌀쌀해진 바람과 흐느러진 구절초, 쑥부쟁이를 보니 어느세 가을이 성큼 다가왔더군요
초록 잎새도 완연히 색감을 달리하고 높고 푸른 하늘엔 가을 구름이 활개를 펼치는 남덕유
이미 중천에 떠버린 해를 바라보며 서봉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남덕유와 달리 서봉은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지천에 만개를 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어찌나 예쁘던지..저절로 탄성이 터졌습니다
출사산행 치고는 모처럼 긴 거리를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힘이 믾이 들었지만
가을이 시작된 남덕유의 아름다운 신새벽에서 감동먹고
다녀온 흔적을 잉꼬의 감성으로 살짜기 펼쳐 볼께요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