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듯한 사람과 아름다운 산을향해 해바라기가 되련다

★ 해라 생각/--- 좋은글

[스크랩] 오월

잉꼬1 2005. 5. 7. 07:06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녹음이 금방 금방 짙어가는 모습을 보니

피천득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것 같아서 글 올려봅니다...

아래 사진은 작년 봄 소요산 입구에서 찍은 사진인데 꽃이 어찌나 이쁘던지요~^^*

출처 : 아름 산악회
글쓴이 : 김미선 원글보기
메모 :

'★ 해라 생각 >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다는것  (0) 2014.04.28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듣는 샹송  (0) 2012.03.09
한 호흡의 여유  (0) 201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