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에 불타버린 바람과 구름
2013. 09. 08.
가야산 산*친번개(인간과자연, 대추나무, 산죽, 잉꼬)
별빛 반짝이는 백운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자연님과 대추나무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인간과자연님을 선두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며칠간 비가 내려서인지 계곡소리가 골짜기를 울리고 등로에도 계곡물이 흘러 내립니다
선선한 바람에 적당히 흐르는 땀방울 대추나무님의 잼나는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면서
어렵지 않게 서장재에 올라섭니다
일출 시간은 여유로워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칠불봉 암봉 계단을 하나둘씩 올라가는데
앞서가던 산죽님이 근심어린 말을 합니다
이거 일출 어렵겠는데요...자칫 구름이 칠불봉을 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세찬 바람이 불어대고 동성봉 능선쪽으로 먹구름이 잔뜩 넘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뿔사 이럼 안돼는데...
운해는 보이지 않고 어찌나 바람이 심하던지 칠불봉 정상에 올라섰지만 사방 조망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바람속에서 여명을 맞이하고 곧이어 일출을 기대하는데
가천에서 솟아오른 운무가 우려했던대로 칠불봉을 덮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휴 모두가 한숨을 쉬면서 그냥 막연히 기다립니다
앗 그때 동성봉 능선이 서서히 붉어 지더니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한바탕 불꽃을 피우고 또 다시 덮어 버리고..또 불꽃을 뿜어내고.
일출 반대편인 상황봉 능선에도 운무가 춤을 추기 시작하고
앞을 보랴 뒤를 보랴 정신이 한개도 없습니다
그저 셔터를 누르다가 지쳐 쓰러질때쯤 운무도 끝을 맺고 사라져 버립니다
늦은 아침을 칠불봉 정상비 앞에서 해결합니다
손수 조리한 인간과자연님의 특제 김밤과 과일
맥주와 샌드위치를 한보따리 가져온 대추나무님
그리고 제가 만들어온 유부초밥..ㅎ
성찬이 차려진 가운데 배불리 아침을 먹고 상황봉을 들러 하산길에 올랐습니다
남덕유산에 이어 가야산까지 고산에서 맛본 초입 가을의 일출경은
비록 대박은 아니더래도 내 작은 가슴을 충만하게 채워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네요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가야산 번개 산행이었습니다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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