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 삼홍소에 빠진날
2013년 11월 08일
선운산 도솔천을 따라 오색물감이 짙게 칠해진 날 드디어 가을이 내 마음을 훔쳤습니다
이 보다 화려할 수도 이보다 뜨거울 수도 없는 단풍불꽃
이젠 우리곁을 떠날 채비를 갖춘 가을이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고맙고 황홀했습니다
물안개 피어나는 도솔천에 아침햇살이 빛을 뿌려주면
빛내림이 숲을 환하게 밝히는데 그걸 보려고 새벽같이 달려온길
하지만 메마른 공기탓일까 물안개는 피어오르지 않았고 아침햇살도 생각만큼 강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모처럼 화창한 가을 하늘이 단풍을 밝혀 선명하고 맑은 단풍을 보았답니다
쉬엄쉬엄 도솔천을 따라 유유자적하면서 즐기며 담으며..
나중에 좀 지쳤지만 그래도 가을에 푹 빠진 마음은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산＊친님들도 마지막 가을이라 할 수 있는 선운사 도솔천 단풍을 보면서
올 가을 갈무리 행복하게 하세요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
Nathalie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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