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물든 바래봉 그 뜨거운 열기속으로
2012. 05. 13.
용산리 밤하늘을 가득메운 별님들의 초롱한 눈망울을 머리에 이고
들뜬마음 살포시 가슴에 숨긴채 일행을 따라 임도길에 올라섰습니다
웬일인지 초입부터 가파지는 숨소리가 불안한 예감으로 다가오더니
급기야 중턱쯤에 이르러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바래봉 철쪽화원에 기대가 너무 컸던 탓 일까요
발걸음을 옮기던 순간 심장이 마구뛰어 한걸음도 내딛을 수가 없어 그냥 길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앞서 가시던 산과나님과 나그네님 한참을 기다리실텐데..
아픈 와중에도 일행들에 민폐를 끼치는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잠시 쉰후 겨우 일어나 천천히 발걸음 옮겨가면서 바래봉 능선에 올라서고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빛에 걸음 재촉하여 팔랑치 철쭉봉에 힘겹게 도착하였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아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워 철쭉개화 상태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서서히 붉음을 더해가는 여명빛에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 철쭉을 보니
다시금 심장이 멎는것 같은 전율이 온몸을 바르르 떨게 하였습니다
숨소리조차 들을수 없는 일출광경..
붉은 철쭉밭에 몸을 도사리고 붉게 떠오른 일출을 맞이했습니다
찜질방에 들어선 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몸과 마음을 화끈하게 달구었습니다
사랑의 연정에 도취된듯 헤어날 수 없는 유혹이 송두리채 내 마음을 빼앗고
난 사랑의 노예가 되어 바래봉 하늘정원길을 헤매였습니다
철쭉화원 지리 바래봉의 뜨거운 열기속을 거닐었던 그 날
난 또 다른 행복의 그림을 아름다운 추억속에 담을수 있었답니다
왼쪽 산능선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햇님이 넘 귀엽습니다
그 날의 햇님은 다른날보다 유난히 빨갛고 예뻐 보였지요
고운 햇살에 꽃잎은 더 붉어지고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은 또다시 들드기 시작했습니다
맘은 바쁘기만 하고 이리저리 뛰다니며 어디를 어떻게 담아야 할지 허둥대기 시작합니다
능선길에 펼쳐진 철쭉화원은 천국에 와있는듯 바라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렇게 화사한 꽃밭에서 노닐고 싶지 않으신가요
한다발의 꽃속에 내가 있슴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붉은 철쭉은 철쭉대로
저마다의 자태 뽐내는 푸른 잎들은 잎들대로
살갑게 와닿는 상큼한 바람은 바람대로
산객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누구라도 초록의 서정시를 쓰고 싶어지는 바래봉의 오월입니다
저기 저 꽃길을 걸어가는 산객들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 오랜동안 여유롭게 앉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두런두런 들려오는소리 와아~~~철쭉이 넘 이뻐여~~~
산과나님 청산님 나그네님 어디를 바라보고 계시나요
철쭉 꽃밭에서 보내신 하루 행복한 하루가 되셨나요
팔랑치입니다
하늘정원에 그리운 이름 사랑 가득 심어 놓고 내려옵니다
다시 찾아오는날 한 껏 날개를 펴고 맞아주길 바라며....
바래봉 다녀온지 한참을 지나 사진 올리며 다시금 들여다보니 지금이 더 진한 마음으로 다가옴은 왜일까요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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