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오월의 노래
(2013년 5월 11일)
전남 보성군 겸백면 초암산
몇해전 산돼지님의 초암산 명작을 보고 나도 꼭 한번 일출 사진을 담아보고 싶었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초암산 정상 포인트 자리는 매우 좁아서 서너명 서면 자리가 없단 소리에 새벽 두시쯤
설레는 마음 기대를 잔뜩하고 서둘러 오르니 숨이 터질것 같았다
보성 녹차밭 향기를 안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먼저 우리를 맞아주었고
아직 산정엔 비박꾼만 한팀 있을뿐 아무도 없었다
여명이 밝아 오려면 아직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산정의 바람은 왜그리도 차갑던지..
덜덜 떨며 기다리기를 오랜 시간 웅성웅성 사람들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서로 좋은 포인트 잡으려 이리저리 탐색을 하지만 어둠때문에 마땅치 않고
희미하게 터지는 새벽 여명이 어쩐지 불안하다
붉은 여명은 보이지 않고 회색구름만이 구름쇼를 펼치고 있다
아~ 이자리에선 안될것 같아
힘겹게 사수한 자리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고
정상을 내려와 호젖한 작은 암봉에 자리를 잡는다
에구~ 일찍 올라온 보람이 없네...ㅎ
희미한 여명빛에 몇 장의 사진을 담았을까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고 구름이 멋스럽게 펼쳐진다
산아래 운무도 보이는것 같고 느닷없이 바빠진 마음이 또 허둥댄다
찬란한 빛이다 눈시리게 맑은 하늘과 구름이 초암산정을 밝힌다
철쭉이 제대로 피지 않았다고 투덜대지만
내겐 이보다 아름다운 철쭉은 없을것이다
능선 안부로 운무가 흐르며 빛에 부셔진다
아! 오월의 붉은 초암이 부르는 노래가 나를 울린다
나도 초암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젊음을 갈망한다
내사랑 초암이여 이 아름다움 영원히 간직하소서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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