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향기 가슴에 담으며
( 2013년 6월 6일 )
덕유산에서 산죽님 산돼지님과 함께
마지막 봄을 잡아보자는 산죽님과 산돼지님을 따라 새벽길을 나섰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부실해진 몸 생각도 없이 중봉을 수놓은 철쭉물결과 일출만을 꿈꾸며 내딛은 발걸음
넘 힘이들어 주저 앉고 싶은 맘 간절했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설천봉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몸이 마음을 따라줍니다
산죽님의 푸념소릴 들으며 중봉에 도착하니 어느사이 제 입에서도 푸념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박무로 가득하고 조금남은 철쭉은 비에젖어 흐느적거리고...
지각한 햇닐에게선 더 이상 바랄게 없고..
꿈이 산산조각 날 무렵 우릴 가엾이 여긴 산신령님의 배려인지
덕유평전을 어슬렁 넘어가는 운무가 꽤나 볼만하여 연신 셔터를 눌렀고
그로인해 다소나마 속상한 마음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 이렇게 봄을 보내주면 어떡하나..
갈수록 빨라지는 세월속에서 한계절의 마감은 내겐 더없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기곤 한답니다
미약한 덕유의 봄향기를 맡으며 마무리짓는 이 봄이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구름에 가린채 밝아오는 중봉의 아침여명입니다
마지막 몇 그루 남은 한다발의 철쭉꽃이 화사하게 빛을 발합니다
새벽녁 살포시 내린 비로 꽃잎은 수줍어하고
뽀얀 안개속에 운무가 조금씩 밀려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보일듯 말듯 안개속 구름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덕유평전을 넘어갑니다
잠시였지만 브라켄도 보았구요
정신없이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고 있을즈음 갑자기 시야가 맑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아름다운 덕유평전 그림을 보여줍니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덕유평전의 풍광은 가히 일품풍광이 아닐수 없습니다
조금은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것 같습니다
중봉여정을 마치고 향적봉으로 가는길 담아본 소경
때묻지 않은 덕유의 순수한 자연 꾸밈없는 모습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정겹고 사랑스럽습니다
신새벽 산길을 걷는 산꾼도 행복해 보입니다
떨어진 꽃잎 한송이 마저도 이 봄을 보내기 싫은듯 풀위에 앉아 있습니다
화려했던 봄 날 이렇게 떠나보내고 내년 봄을 기약해 봅니다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잉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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